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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워홀리항민.

[D+12] 다시 돌아온 주일, 이방인 체험

#워홀#워킹홀리데이#일본#부활절#캐시카드#알바구직
일기 18 2026. 4. 13.

2026/04/05 (D+12, 일): 다시 돌아온 주일, 이방인 체험

순식간에 한 주가 지나고 다시 주일이 돌아왔다. 아침에는 그동안 데이터 전용 esim만 쓰느라고 전화 같은걸 제때 못 받는 일이 있을 것 같아가지고 기존에 쓰던 데이터용 esim을 가지고 왔던 아이패드에 옮겨주는 작업을 했다.

기존에 폰에 설치되어 있던 esim 대신 새 esim을 발급받으면 기존 esim은 비활성화가 되는데 그러면 다시 엄청 느린 기존 심을 활성화 시켜야 했다. 아이패드에 처음에는 핫스팟 안하고 그냥 인터넷 연결 안 된 상태로 QR코드 찍어서 다운로드를 해보려고 했지만 안되어가지고 한참 고민하다가 아 설마... 하고 그 엄청 느린 데이터로 핫스팟 켜서 아이패드에 연결하고 다시 해보니 거북이 지나가는 속도보다 느리게 어쨌든 다운로드가 진행되었다.

인고의 시간을 거쳐 교회에 늦지 않게 도착할 정도의 시간을 남겨두고 간신히 활성화에 성공했다.

그런데 뭔가 상태가 아리까리 한 것이었다. 안테나도 안뜨고 패드가 묘하게 매우 느리게 작동하는 것이었다.

이건 아니다 싶어 패드를 재부팅하고 얼마간의 정신차리는 시간을 가지고 나서야 데이터가 제대로 활성화 되었고, 핫스팟도 제대로 켜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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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서둘러 교회로 갔다.

거의 예배 시작하는 시간 다되어서 도착했는데, 자리 정리하고 앉으니 바로 예배 시작 시간이 되었다.

부활주일이라 부활에 대한 설교가 진행되었다. 뭔가 예수님의 부활 그 자체보다는 그 부활을 대하는 주변 인물들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춘 듯한 내용이었다. 특히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그 주변 여자 인물들이 어떻게 예수님을 섬겼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예배가 끝나고 부활절 특별식이라고 600엔을 내고 식사 할 수 있는 자리가 있었는데, 원래 사전 신청을 받았던 사람들만 먹을 수 있었지만, 여유를 좀 남겨놨다고 먹고 가도 된다고 해서 600엔을 내고 밥을 먹었다. 사진은 따로 찍지 않았지만 유부초밥과 김밥이었다. 그리고 간식들.

먼저 같이 밥 먹자고 제안해주신 나고야에서 나고 자란 한 청년분과 같이 밥을 먹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뭔가 일본어를 듣는 것은 이제 조금 익숙해진 느낌이 들었지만, 아직 말하는 것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억이 나지 않는 단어들을 어떻게 어떻게 열심히 말해가면서 의사소통을 했는데, 부분부분 통하지 않는 표현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이해해 주시며 서로 이야기 했다.

식후에는 교회에 90년대생 모임이 따로 있어서 거기서 간단한 보드게임을 하며 놀았다. 그다지 말씀에 대해서 신앙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그런 분위기는 아닌 것 같아 살짝 실망감은 있었지만, 그러려니 했다.

보드게임은 1부터 100까지의 숫자 카드를 나눠주고 어떤 주제에 대해서 자기가 받은 숫자 만큼의 점수를 매겨 좋은 이야기나 주제에 가장 부합한 이야기를 100, 주제에 대해 가장 최악인 것을 1로 하여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카드를 보이지 않게 하여 사람 순서대로 내어, 이야기를 듣고 카드를 줄세우는 게임인데, 각자의 가치관을 엿볼수도 있는 그런 게임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 두개 중 한 주제는 "SNS에서 가장 인기 있을 것 같은 주제의 게시물" 이었는데, 거기에서 나는 25 정도의 숫자 카드를 받았다. 뭐랄까 잘 생각이 나지는 않아서 그냥 뒷담(嫌な人にする悪い話, 싫은 사람에 대한 나쁜 얘기)이라고 했는데 다들 최악에 힘을 실어준 것이었다... 뭔가 지뢰라고 생각할까봐 열심히 자기 변호를 했는데 그래도 아니었나보다...

그리고 또 하나는 "공원에 있는 돌을 들췄을때 나오면 가장 놀랄만한 것"이었는데, 85 정도의 카드를 받아서 처음에 바퀴벌레 한마리 라고 말하고 싶어 "バタ(바타, 메뚜기)”라고 했더니 그정도는 별로 놀랍지 않다는 듯이 말하는 것이었다. 처음에 그런 반응이 나오자 속으로는 '에...?'라고 했지만, 수긍하는 척 다시 생각해본다고 했다. 나중에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바타는 메뚜기였던 것이 떠올랐다. 그래서 결국 나중에 뱀(蛇, へび)라고 했더니 다들 인정하며 높은 쪽에 놓아주었다.

대략 한 시간 정도 놀고 정리하는데, 택배가 또 미배송이 떴길래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서 교회 사람들한테 이런 경우 있냐고 물어봤더니 다들 모르는 눈치였다. 다시 연락드려야 될 것 같다고 말하며 교회를 떠났다.

집에 가는 길에 다시 아마존 고객센터에 연락해서 어떻게 된 일인지 물으니, 한참을 기다리게 하더니 배달기사가 내 주소를 잘못 받아적었다고 하는 것이었다...

아... 그래도 내 실수가 아니니 다행이다 라고 하면서 이번엔 제대로 도착하기를 바라며 전화를 끊었다.

원래 장도 보고 할 계획이었으나 이것때문에 기분을 다 망쳐서 그냥 집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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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좀 있다 보니 등기우편이 도착했는데, 일단 일요일에 배달을 해주는 것이 신기했다. 우편물을 까보니 은행에서 준 캐시카드였다! 우체국 은행(유초은행)은 통장 대신 이 캐시카드로 은행 거래를 할 수 있다고 하더라. 따로 결제에는 쓸 수 없고 오로지 은행 업무만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해 질 녘에 노을이 약간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길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슬슬 알바 자리를 구해야 해서 알바도 열심히 알아보는데 뭔가 외국인으로서 마땅히 할 자리... 라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으면서 하고 싶은 자리는 별로 보이지 않아서 일단 담아만 뒀다.

그리고 대충 블로그 정리하고 사부작사부작 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지나갔는데, 저녁에는 어제 사뒀던 돈가스를 튀겨 먹었는데 상태가 영 좋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