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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워홀리항민.

[D+187] 한국 9일차 - 고민

일기 2 2026. 9. 27. 23:13

2026/09/27 (D+187, 일): 한국 9일차 - 고민

주일이다!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 혼자 버스타고 가야 했다.

버스 시간도 조금 애매해서 차라리 조금 여유 있게 도착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 7시 20분 버스를 예매했다.

자랑은 아니지만 관리가 미흡한 남자 특... 준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는 점

6시 40분에 일어나서 후다닥 씻고 머리 말리고 옷 입고. 어머니가 머핀 데워 주셨는데, 준비를 다 마치고 보니 버스 출발 12분 전..!

지금 출발해야 그나마 늦지 않는다.

머핀은 들고 차 타러 가면서 먹었다.

어머니가 차 태워 주셨는데 출발하니 7분 남은 시간.

신호만 안 걸리면 아슬아슬하게 도착할 수 있는 시간이다.

다행히... 정말 다행히 신호를 잘 받아서 아주 빠르게 2분 남기고 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에게 버스란 침대.

10분 만에 잠에 들 수 있지.


서산에서 수원, 생각보다 버스로 가까운 거리였다. 한 시간 밖에 안 걸리더라.

하지만 터미널에서 예배 장소까지는 또 걸어서 4-50분,

버스는 20분 정도 기다려야 하고 그거 기다릴 바에 몸을 더 움직이고 싶어서 찬찬히 걸어갔다.

일본에서 열심히 걸은 덕분에 이 정도 걷는 건 아무런 부담이 없다 이젠.

뚜벅이 라이프


도착해서 음향도 약간 봐주고.

요새는 많이 안정화가 되었는지 별로 건드릴 게 없었다. 내가 욕심이 없어진 건지 귀가 둔해진 건지, 그냥 저냥 포기인지 만족인지 방종인지

마음을 놓았다.

어차피 모니터 할 수도 없어서 그냥 적당히...


남은 시간동안 아주 잠깐 영상 편집, 이라고 해놓고 그냥 소스 끌어오기.


열심히 또 기도하고 찬양하고 예배 드리고.

커피를 사 마셨는데도 약간 졸리긴 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들었다.

하나님 안에서 자유함이 무엇인지,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서 강제하지 않으시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어떤 선택을 하길 기대하시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되었다.

내가 일본에 온 것은 순전히 나의 생각, 나의 욕심이었지만, 한 편으론 이 시간을 통해 내 삶에 중대한 변화가 있기를 바란 것이기도 하다.

쉬러 간 주제에 무슨 변화를 바랐냐고 할 수 있겠지만, 한 편으론 그랬다.


어쨌든 예배 끝나고, 오늘은 모임이 없어서 바로 다들 흩어지게 되었는데, 밥을 얻어 먹기 위해 마지막까지 목사님 곁에 남아 있으면서 다들 가실 때까지 기다렸다.

아무리 그래도 내일 일본으로 떠나는데 이렇게 식사도 제대로 된 인사도 없이 보내시면 그것도 적잖이 섭섭하고, 그런데도 끝까지 별 말씀이 없으셔서,

아니 어떻게 밥 같이 먹자는 말씀이 없으세요?

라고 그냥 물어봤더니 내 일정 모르는데 어떻게 먹자고 하냐고,,,

뭐 맞는 말이긴 한데 요즘 좀 눈치를 많이 살피시는 건가,,,,


아무튼 그리하여 점심 같이 먹으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저번에 짜장면에 이어서 오늘은 짬뽕과 탕수육!

아 맛있다.


밥 먹고 2차로 카페까지 갔다.

커피도 맛있었고 빵도 맛있었다.

배 불러서 다 먹지는 못했지만.


내 일본 생활을 사실 목사님 내외는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하셨는데, 솔직히 인간적인 생각으로 그러시는 줄 알았다.

하지만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니, 어떤 요행을 바라고 내가 거기 가 있는 것이라면 그건 틀린 것이라고 말씀하시는데, 그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형적인 내 선택을 합리화하는 예시라고 할까?

하나님께서 내 선택을 통해 일하신다고 하더라도, 굳이 그렇게 멀리 돌아가는 길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부분은 동의한다.

하지만 나는 그동안 주어진대로만 살았고, 물론 그 가운데서 내 전공을 선택하는 일, 직업을 선택하는 일 가운데 순탄케 하신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있음을 믿지만, 더 크게 쓰임 받는 일 없이 그저 의미 없어 보이는 일상을 보내는 것이 괜히 조바심이 느껴지기도 했고 지겹기도 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돌파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분명 별 고민 없었다.

큰 어려움이 없었다.

큰 돈 벌지는 못해도 돈도 꾸준히 모였고,

단지 월셋집에 하자가 있어 고생하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비록 회사 일도 지겹고 안 맞고 그래서 항상 나의 '쓸모'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그래도 흐린 눈 하며 살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변화를 원했다.

계기가 필요했던 것 뿐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일본 생활 하면서 6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돌이켜보면 크게 의미 부여할 만한 사건도 변화도 아직은 없다.

아니... 있나?


원래는 가능하면 참으로 안타까운 대한민국의 상황과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 앞에서

그냥 일본에 쭉 발 붙이면서 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겠다고 생각했던 것도 있다.

이번 목사님과의 대화를 통해서 적어도 그것이 하나님께서 나에게 원하는 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맞았다면 진작에 무언가 계기를 주셨을 것이고, 맞다면 앞으로 그 계기를 주시겠지만, 전혀 그럴 계기가 생길 무언가가 보이지 않는다.

이 상태에서 내가 발버둥친다면, 어떻게든 워홀 2회차를 넣던 유학 비자를 넣던 하면 되기야 하겠지만 과연 그게 나에게 유익이 될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지금은 재정비 하면서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지금에 집중하며 사는 것이 나의 할 일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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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조카다.

조카를 봐라.

이렇게 귀여운 모습을.


이걸 보고 어떻게 결혼 안 하고 싶지?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결혼 하고 싶다.................

그만 슬퍼져


아무튼,... 시간이 되어 나는 서산 내려가기 위해 터미널로 갔다.

동생네가 데려다 주었다.

바로 헤어지기 아쉽다고, 약간 돌아서 갔다.

적당한 타이밍에 터미널에 내려서 작별 인사를 하고 나는 용돈 받은 거 계좌에 넣고 좀 기다리다가 버스 타고 서산 갔다.

도중에 사둔 esim 기간이 끝나서 데이터가 조금 곤란했지만 열심히 와이파이를 찾아 헤매며 시간을 보냈다.


저번에도 신세를 졌던 맥도날드 알바 친구에게 이번에는 복귀 후 다음날 화요일 나 알바 들어가는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월요일에 가서 보면 화요일 스케줄은 확인하기가 조금 곤란해서 오늘까지는 확인이 필요했다.

근데 아뿔싸, 화요일 스케줄 비어 있다. 쉬고 싶었으니 뭐 다행히기는 하지만, 하... 이러면 이번달 완전 그지 깽깽이인데;;;

이시카와상 아리가토우!!!

아 근데 나이 차이가 꽤나 나는데 이걸 존댓말을 쓰기도 애매하고 반말 쓰기도 애매하고 일단 애매하게 반존말 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나도 어쩔 수 없는 꼰대인가봐


저녁에 할머니가 뭐 티비 화면 안 나온다고 와달라고 하셔서 갔는데 티비는 고쳐졌고 밥이나 사주시겠다고 하셔서 갈비 먹으러 갔다.

사랑해요 할무니,,, 밥 안 사주셔도 사랑하는데요,,,

전화 많이 많이 드릴게요ㅠㅠㅠ


에


내일 어쨌든 어머니께서 청주공항까지 데려다 주신단다. 다만 일찍, 점심 먹을 시간 쯤 도착하게끔.

비행기는 비록 5시 40분이지만.

뭐.... 괜찮아. 편하게 갈 수 있는 게 어디냐, 마지막까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게 어디냐.


조급해하지 말자

급하지 말자

그렇다고 게을러지지 말자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멋있다

나는 잘생겼다

나는 천재다

나는 뭐든 될 놈이다

나는 주님의 자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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