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1 (D+201, 일): 고흐 고흐 빈센트 반 고흐
역시 커튼을 걷으면 잠에서 빨리 깰 수 있다.
오늘 교회 가려면 또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커튼 반만 걷고 잤는데, 비,,록 더 자고 싶어서 10분 정도 잠 깨다가 일어나서 움직였다.
지난주에 너무 늦게 알람을 맞춰서 서둘러 준비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10분 더 일찍 맞췄거든.
그런데 결국 일어나서 준비한 시간은 비슷한 꼴이 되어버렸다.
아무튼 서둘러 준비해서 어제 장 보러 갔을 때 같이 사둔 빵으로 간단하게 아침 먹고, 자전거 타고 출발
하려고 하는데 자전거 열쇠가 보이지 않아 한참을 뒤지느라고 출발 시간이 꽤나 늦어져 버렸다.
오늘 예배에는 아침에 언어 교류회 왔다가 예배까지 드리게 된 한국인 여행객 한 분과 함께 앉았다.
여행으로 와서 이런 이벤트에까지 참석을 하다니,, 그것도 한국인이 드문 이 교회에.
굉장히 뜻깊은 일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실제로 그 사람이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다.
일단 별다른 계획 없이 왔다길래, 내일 하루 가이드 해드릴까요? 라고 물어봤더니 좋다고 인스타 교환까지 일단 하고 예배 드리고...
배가 아파서 사실 엄청 집중을 잘 하진 못했다.
그래도 메시지까지는 전부 듣고 중간에 기도하는 시간에 잠깐 빠져서 화장실 다녀 왔더니 예배가 끝나 있었고 그 한국인 분은 이미 나가시고 없더라.
듣자 하니 나고야 성 보러 갔다고.
그 후 시내에서 뭐 할지 사실 나도 딱히 관광지로서 추천할 만한 게 없어서 나중에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일단 보류를 하고,,
목사님과 미래 이야기나 이래 저래 이야기를 하다 보니 찬양팀에 합류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게 되어 일단 오케이를 하고 신청서를 제출해달라고 하시긴 했는데, 노래 부르는 걸 녹음해서 올려야 해서 일단 아직 제출은 하기 전이다.
마침 오늘 메시지도 재능에 대한 내용이었고, 나눔 주제도 정체성에 관한 내용이었어서, 요 며칠 계속 고민하고 있는, 난 이제 뭘 해야 하는가, 난 뭘 하고 싶은가 같은 내용들의 연장선에서 찬양팀,,, 인 느낌인 것인데... 엄ㅎ,,
나눔 팀 리더도 해보지 않겠느냐고 하셔서 그건 극구 못하겠다고 아주 손서레를 쳤다.
한국에 있을 때에도 몇 번 했지만, 정말 너무 기가 빨리는 일이다 그건. 정말로 어렵고 무겁고 부담스럽고.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그 무게... 이 영역에 있어서 만큼은 지금 이대로가 좋달까, 딱히 바뀌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아직 지배적이라서, 그건 절대 못하겠다고 했다.
그래도 포기는 안 하시는 것 같긴 했지만..ㅠ
아무튼... 목사님이 점심밥을 또 사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고 맛있게 얻어 먹고.. 그래봤자 도시락이었지만.
오늘 친목회는 공원 가서 논다고 했었어서 처음에는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지만, 예배 다 끝나고 나니 갑자기 왠지 너무 피곤해져서 몰래 빠져나와 자전거 타고 집으로 향하다가
얼마 전에 현수막 걸려 있던 빈센트 반 고흐 전시나 보러 갈까 해서 방향을 틀어 미술관으로 향한 것이다.
티켓 값 1,900엔. 처음에 매표소에 갔더니 카드 결제 안되고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고 해서, 근처 세븐일레븐... 그래도 좀 멀었지만 가서 돈 뽑고 다시 티켓을 구매했다.
입장해서 대충 둘러봤는데, 일본어로 쓰여 있는 설명문이 도저히 눈에 들어오지 않아, 이거 음성 가이드라도 없으면 그림만 보다 끝나겠다 싶어 700엔짜리 음성 가이드를 대여했다.
근데 이게 설명문에 쓰여 있는 내용이 아니라 그림에 대해 별도의 내용을 읊어주는 것이었어서, 솔직히 전시의 절반만 즐긴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고흐의 그림만 있는 건 아니었다.
전체적으로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대개 1800년대 후반 ~ 1900년대 초반에 완성된 작품들이었는데, 이 무렵이 산업화 시대였던 것을 생각하면, 이들의 평범한 생활상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프랑스가 뭐 예술적으로 당시부터 선도적인 나라이긴 했지만, 그런 모습에 오히려 뭐랄까, 컨셉에 잡아 먹혔다고 하긴 좀 거시기 하긴 한데 너무 과몰입 했다고 할까... 지금 프랑스가 살짝 선을 넘는 듯한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은 바로 그런 오만함? 같은 것들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뭐 애초에 포스트 모더니즘의 발상지이기도 하니까. 물론 이 당시보다 한참 뒤의 일이긴 하지만.
근데 그림을 보면서 정말 신기했던 것은, 아무래도 유화라는 특징 때문일까, 그림이 굉장히 입체적으로 보였다는 점이다.
실제로 물감을 얹어서 그리는 형태가 되다 보니, 배경이 되거나 멀리 있는 물체는 얇게 그리고, 가까운 물체는 두껍게 그려서 더 앞에 있는 느낌을 주려 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인상파 그림들이 형태가 또렷하지 않고 그 찰나의 순간을 기억에 의존해서 그려냈다고 해야 할까, 약간 꿈을 그려낸 듯한 몽환적인 모습을 하고 있어도 어딘지 모르게 현실적이라는 인상을 주기도 한 것 같다.
특히 빛을 표현하는 부분에 있어서, 어떻게 색을 저렇게 배합하여 풍경을 묘사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유명한 화가는 확실히 감각이 남다르긴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 있었고 그저 그런 작품도 있었다. 그런 작품들은 내 이해력이 부족했던 탓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림 옆에 붙어 있던 설명들을 전부 이해할 수 있었더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전시회가 되었을텐데 그 부분이 못내 너무 아쉬운 시간이었다.
그래도 거의 한 시간 반 동안 작품들을 구경했으니, 비싸긴 했지만 나름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자전거 타고 집 갔다.
도착해서 그 한국인 여행객 분에게 갈 곳 위치 추천해 주면서 인스타로 메시지를 보냈다.
아직도 답장이 없던데 내일 나 만날 생각이 없는 건지 아님 너무 잘 놀고 있는 건지,,, 뭐 아무렴 상관 없다. 나도 늦잠 자고 내 마음대로 움직이면 좋다.
교회 다녀오고 이것저것 하는 바람에 오늘 말씀 묵상과 성경 필사는...
말씀 묵상은 아직 안 했다. 오늘은 그냥 패스,,
대신 성경 필사는 했다.
역시 시간이 늦다 보니 두 줄 정도 쓰다가 졸려서 참을 수 없어서 잠깐 눈 붙였다가 다시 써내려갔다.
밥 앉혀놓고 쓰고 있었던 건데, 결국 밥이 다 되고 나서야 정신이 차려져 후다닥 열심히 썼다.
오늘은 비교적 구절이 짧아서 금방 쓴 것 같았는데... 그래도 시간 많이 흘러가 있더라.
밥 먹기 전에 일단 씻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샤워부터 하고 밥을 먹었다.
어제 먹다 남긴 치킨과 김치와 미소된장국.
이 정도만 되어도 훌륭하지.
충분히 배 부르게 먹은 것 같은데 배가 고픈 느낌이 들어 후식으로 배까지 먹었다.
근데 일기 쓰고 있는 이 시점에 또 배가 고픈 느낌이 든다.
가짜 배고픔 같긴 한데.... 젤리 좀 줏어 먹고 자야지.
참, 교회에서 내 헤어 스타일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긴 했지만,
사실 나 개인적으로는 이거 맞나 싶긴 하다. 짧은 머리가 단정하고 편하고 깔끔하고 더 좋다고는 생각하는데, 잘 어울린다고 하니 뭐 일단... 킵고잉,,
뭔가 머리가 기니까 머리가 또 커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단 말이다.
나이 들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나이는,,, 들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