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5 (D+215, 일): 나고야는 우유가 비싸다
오늘만 예배 장소가 바뀌어서 평소보다 일찍 준비하러 나가야 했다.
9시까지 가기로 해서 나는 8시에 일어나서 준비해서 나갔다.
2시 넘은 시간에 잠들어서 충분히 자질 못해서 많이 피곤했다.
사카에까지 가는 거기도 하고 날씨도 흐려서 지하철 타고 갔다.
배가 너무 고파서 뭐라도 먹어야 하는데, 집 앞 편의점에서 뭘 사지는 않고 거기 근처에서 사려고 했는데,
근처에 편의점이 안 보여서 어떡하나 이러고 있다가 회장 옆 대로변 맞은편에 하나 있길래 거기 다녀왔다.
근데 이미 그 시점이 이미 9시라서 지각 확정이 되어버렸지만, 배 고파서 아 몰랑 하고 갔다.
어차피 트럭도 조금 늦게 온대서 시간 여유도 있었고.
코인 파킹에 주차된 트럭으로 이동하는데 고깃집에 붙은 배너의 한국어 번역이 뻘하게 웃겼다.
지하인데다가 렌탈 장소였어서 더 분주하게 준비를 해서 힘들긴 했지만, 부지런히 움직여 여유롭게 세팅은 끝난 듯 하고.
어제 밥 먹었던 게 무사히 소화는 됐는지 화장실이 급해 한참을 앉아 있다가 나왔다.
잠이 부족했던 탓에 예배 시간에는 최대한 집중해보려 했지만 순간 졸음이 몰려 왔어서 힘들었다.
영어와 일본어 통역으로 듣는 메시지.
두 개 다 네이티브가 아닌 나로서는 말이 조금이라도 빨라지면 내용을 놓치기 일쑤지만 열심히 들었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약간 방황하고 있는 지금 내 인생에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것을 말씀에 의지하여 걷는 것. 그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해 주실 것을 믿으며 살아갈 것.
예배 끝나고 나눔도 끝나고 짐심을 다 같이 먹으러 가는데,
다들 어디 가는지 모르고 그냥 선두 따라 걸어가다가 이거 이대로 괜찮은건가 싶은 생각이 드는 찰나, 근처 가스토로 들어가더라.
뭘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그냥 튀김이랑 햄버그가 같이 있는 메뉴로 시켜보았다.
햄버그는 안에 치즈가 들어 있어서 굉장히 맛있게 먹었다만, 저 튀김이,,, 굴 튀김이었다.
カキ라고 해서 이게 뭔지 모르고 시켰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굴이었던 것.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녹진하게 느껴지는 바다 냄새에 적잖이 당황을 했더만. 알고 먹으니까 당연한 맛이라고 생각하면서 맛있게 먹었다.
목사님과 아직 믿음이 거의 없지만 교회에는 오랫동안 나온 어떤 중년 아저씨와 진지한 신앙 대화가 이어졌다.
그 아저씨는 딱히 삶이 어렵지도 않고 그냥 순탄하고 평화롭게 잘 흘러가서 하나님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사람의 원죄나 예수님이 오신 이유나 뭐 그런 것들은 딱히 와닿지 않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런 상태, 즉,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참 깊게 믿기가 어렵다라는 게 그 대화를 들으면서 느껴졌다.
돌고 돌아서 그렇게 평안한 삶이 하나님께로부터 자신에게 왔다는 것을 느끼긴 어려운 거겠지.
그래서 그런 대화를 들으면서 문득, 전도란 무엇인가, 믿지 않는 사람이 믿게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런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어제 워홀 형님과도 비슷하게 대화를 나눴는데,
이 세상에서 잘 사는 것도 아니고, 복 받는 것도 아니고,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인과'를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사실 이게 사람의 논리와 설득으로 되는 거였으면 성경에도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 보다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 보다 쉽다고 하지 않으셨겠지.
밥 다 먹고 다들 뿔뿔이 흩어지길래 나도 집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오스 상점가에 있는 식료품점에 들러 찬 거리를 샀다.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서 봤던 199엔짜리 우유를 보고, 이게 마트보다 그냥 이런 식료품점에서 더 싸게 팔지 않을까 해서 와봤건만, 그렇게 싼 것도 없었거니와 마트보다 싸지도 않았다.
어쩔 수 없지 하고 그냥 거기서 제일 저렴한 걸로 담고, 감자랑 딸기잼이랑 식빵이랑, 고기는 닭다리살이 꽤 싸길래 담아봤다.
돼지고기도 담을까 했는데 기한 내 소비를 못 할 것 같아서 사게 되면 다음에 사는 걸로 하기로 했다.
일단 달고기로 카레에도 넣어 먹고 다시 한번 유사 허니콤보 치킨 만들어 먹어야지~
감자를 네 알 사서, 충분히 있겠다, 감자전 같은 것도 만들어 먹어보고 싶다.
아 식용유...
집 도착하니 네 시 인가 다섯 시 정도 되었었고, 굉장히 피곤해서 일단 빠르게 씻고 6시에 침대에 누웠다.
성경 필사고 일기고 뭐고 다 다음 날로 미루고 그대로 눈을 떴을 때 다음날 아침이 되어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안타깝게도 눈은 10시에 떠졌고.
배가 고파서 뭘 주섬주섬 먹고 다시 누워서 자려고 했으나 잠이 올 리가 없었고.
그래서 그냥 자는 걸 포기하고 일어나서 성경 필사 하고 일기 쓰고 있는 지금 시간은 2시가 넘은 시간이다.
일찍 자서 생활 패턴 좀 원래대로 돌릴 수 있을까 했는데 또 이 시간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아이고 분하다
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