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0 (D+27, 월): 옷가게 면접, 국토 장정 상상 계획, 자전거 구매.
오늘은 coca라는 옷가게 브랜드 알바 면접을 보는 날이다.
맥도날드에서 채용을 하고자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마음이 놓인 상태라서 사실 여기 면접을 굳이 봐야 하나 싶기는 했으나 일단 선택지가 늘면 좋으니까 면접을 보기로 헀다.
여느때와 같이 9시 반쯤 눈을 뜨고 밍기적대다가 빨래를 돌리고 씻었다.
빨래를 돌리는데 수위가 옷보다 살짝 낮게 차 있었는데, 문득 위에 있는 빨래는 그냥 돌아가기만 할 뿐인데 어떻게 빨래가 되는 걸까 궁금해져서 불멍도, 물멍도 아닌 세탁기멍을 약 10분간 때려주었다.
뭔가 위에 있는 빨래가 돌아가면서 밑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도 그냥 그대로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빨래가 엉켜서 움직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그냥 멍때기가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원팬 크림파스타 레시피가 피드에 떠서 오늘은 이것을 만들어 먹어보기로 결심했다.
먼저 기름에 베이컨을 볶고 양파와 다진마늘을 볶고 우유를 부은 다음에 소금과 치킨스톡을 치고 끓인 뒤 면을 넣었다.
소금 넣을 때 버터를 넣었어야 했는데 까먹고 안 넣어서 면을 넣고 같이 넣었다.
그 와중에 빨래가 다 끝나서 면이 다 삶아지기 전에 후다닥 걷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 타이머를 걸고 호다닥 빨래를 널어주었다.
빨래 너는 와중에 주방에서 풍기는 뭔가 고소한 냄새... 소리도 뭔가 바뀐 듯 들려 호다닥 달려가보니 수분이 거의 다 날아가 있었다.
급한 대로 물을 보충하고 밑에 들러붙은 재료들을 긁어내 준뒤 다시 빨래 널러 갔다.
다시 풍기는 냄새와 소리... 다시 달려가 물을 더 부어주고 끓였다.
이제 더 하면 안될 것 같아 면이 다 삶아질 때까지 끓여주고 치즈를 넣어 잘 섞어준 뒤에 그릇에 옮겨 담아주었다.
맛을 보니 좀 짠 것 같아 팬에 물을 살짝 끓이며 남아 있던 찌꺼기를 긁어모아 그릇에 보충해주었다.
후추까지 촥촥 쳐주니 아주 먹음직스럽게 완성된 나의 첫 크림 파스타! 뭔가 찌꺼기가 많이 느껴졌지만...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도 마치고 빨리도 마저 널고 화장실 볼일까지 마무리해준 다음 집을 나섰다.
준비물은 이력서와 혹시 몰라 챙긴 JLPT 시험 결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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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야마역의 셔틀버스 승강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문득 펜을 지참해 오라는 내용이 있었지만 챙기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나는 버스 대기 줄의 선두 쪽에 있었고 뒤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줄 서 있었다.
지금 편의점에 가서 펜을 사오면 뒤에 다시 줄을 서야 하고... 도착하면 몇 분 시간이 있으니 가서 사자고 생각했는데, 뒤이어 거기에 편의점이 있었나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없을 것 같아 어디서 사야 하나 생각하고 있다가 문득 안에 세리아(100엔샵)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 냈다.
한시름 걱정을 덜고 곧이어 도착한 버스에 탑승했다.
버스를 타고 이온몰에 도착하니 면접 시간 10분 전이었다. 서둘러 버스에서 내려 세리아로 가서 펜을 구매하니 남은 시간은 5분.
옷가게에 도착하여 카운터에서 면접 보기로 했다고 말씀드렸더니 옷 구경이라도 하면서 좀 기다리라길래 옷 구경 좀 해줬다.
안내를 받고 창고로 들어가니 면접을 봐주시는 분이 앉아 계셨다. 뭔가 풍채가 있으신...
어제 맥도날드와 달리 면접 질문은 간단했다.
- 지원 동기
- 어패럴 알바 경험은 있는지
- 어디에 사는지
- 일은 언제언제 할 수 있는지
- 질문 있는지
그리고 시프트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채용 방식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다.
여기는 별도의 연수 기간은 없으나 근무 태도와 일의 능숙도 등을 고려해 3개월 뒤 면담 후 고용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하더라.
즉 바로 배우면서 업무에 투입되는 것.
생각보다 깊게 물어보는 것도 없었고, 나도 좀 유창하게 말을 하지 못해서 마치 스시로때 봤던 면접처럼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일주일 뒤에 결과를 알려줄 것인데 그때까지 연락 없으면 떨어진 줄 알라고 하더라. 알겠다고 하고 자리를 떠났다.
맥도날드에는 오늘 다시 입사 여부 연락을 드리기로 했었는데, 여기 결과가 27일에 나오니 혹시 그때 입사 여부 결정 연락을 드려도 되냐고 문자로 정중하게 여쭤보았다. 전화로 하는 것이 더 좋았을지도 모르지만 오늘 쉬는날이라고 하신 것이 기억나, 쉬는 와중에 전화는 오히려 민폐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알겠다는 답신을 받았고, 셔틀버스가 가나야마역에 도착했다.
일단 집에 들어가 짐을 좀 정리했다.
집에 가면서 샤크창이라는 유튜버가 오사카에서 도쿄까지 도보로 여행하는 컨텐츠를 보면서 갔는데, 마침 워홀 와 있는 기간 동안 해보고 싶었던 일이기도 해서 나고야에서 오사카나 교토까지 걸어가면 얼마나 걸리는지 지도를 확인해 보았는데 1일 몇 시간이 나오는 것이었다. 약 130km 이상의 거리였고...
시간으로 따지면 대략 25시간 ~ 30시간인데, 며칠이나 걸으면 갈 수 있는 거리인지 궁금해 ChatGPT에 물어보니 넉넉히 일주일은 잡아야 한다고 하더라.
알바 시작하기 전에 충동적으로 해볼까 생각했던 것인데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면 할 수 없다. 나는 금요일인 24일에 한일교류회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대안은 없나 찾아보니 기후로 가는 코스를 추천해 주더라. 보니 거리는 약 35km라서 하루 이틀이면 갈 수 있는 거리로 보였다.
근데 내일 모레 날씨를 보니 비가 올 것 같기도 하고 여러모로 준비도 안되어 있다고 느껴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국토 도보 장정을 시작으로 내 유튜버 인생을 시작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원대한 꿈을 꾸었지만! 역시 시작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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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리하여 대신 연습 겸 뜬금없이 중고 자전거를 사러 가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거리가 약 4.8km였으니 연습 삼아 걷기에는 딱 좋은 거리였다.
단순 계산으로 빠르게 걸으면 4시간에 20km 걷는다고 생각하면 되겠는데? 6시간이면 30km... 솔직히 감은 안왔지만 일단 뭐...
그러다가 자전거 여행은 어떨지도 생각을 해봤는데, 동네 마실용 자전거로도 가능할지는 좀 의문이 들어서 그냥 생각만 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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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정리(?)하고 리사이클샵으로 이동.
가는 길이라도 편집을 해서 영상 만들어볼까 싶어 일단 평소처럼 사진이 아니라 영상으로 중간중간 찍어 놨는데 과연 영상을 만들려나..?
아무튼 시간이 그런데 해가 옆에서 때리는 시간이라 전에 산 양산을 중간중간 장비해주면서 가게로 갔다.
매장에 도착해 이 자전거를 좀 타보고, 뭐 별다른 대안이 없어 이것을 구매하기로 했다.
바람은 살짝 빠져 있는 것 같아 펌프로 바람도 넣어주고. 근데 처음에 이거 바람 어떻게 넣는지 방법을 몰라서 좀 오래 헤맸다.
자전거 비용이랑 방범등록 비용까지 해서 발생한 총 금액은 14,600엔. 잘 산건지 비싸게 산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냥저냥 무난한 성능을 보여 주었다. 웬만하면 접을 수 있는 자전거를 원하긴 했는데 여기까지 무려 걸어서 왔는데 다시 돌아가기가 아까워 하는 수 없이 구매한 것도 있다.
돌아가는 길은 자전거를 타고 이게 편한건지 힘든건지 알 수 없는 느낌을 받으며 타고 왔다. 확실히 속도는 걷는 것 보다야 빠르긴 한데, 덜 힘들다 느낌은 아닌 것 같았다. 어느정도 속도를 느끼려면 기어를 높여야 하고, 그러면 페달을 더 세게 밟아야 하니까.
아무튼 그렇게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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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도착했는데 이 자전거... 어디다 두지?
나는 자전거 주륜장 계약을 하지 않았다. 몇 백 엔이 든다고 하여 일단 보류하기로 했었다.
우리 집 통로 구조가 다른 세대가 사용하지 않는 거의 독점과 같은 형태의 구조라 문 앞에 자전거를 둬도 크게 상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관리인이 층마다 청소 하러 올 수도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만약 걸리면 일이 좀 복잡해지니 거기는 좀 그렇고...
그래서 낑낑대며 베란다로 끌고 나갔다.
당분간은 불편해도 이렇게 하고 다녀야지 뭐... 무게가 좀 있어서 힘들긴 한데... 여름에도 이 짓거리를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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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오코노미야끼를 만들어 보았다.
뭔가 상식을 벗어난 크기와 고기의 양... 이때 망했음을 직감했긴 했지만, 이미 반죽은 올라갔고 잘 구워지고 있었다.
과연 나 이항민은 이것을 무사히 뒤집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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겠냐고요ㅋ
뭐 이미 망했음을 직감했으니 그냥 마음 편하게 그냥 마음 가는 대로 구워주었다. 그것이야말로 오코노미야끼. 본래 뜻이 "마음대로 구이"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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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개뿔 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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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생각보다는 괜찮게 나왔다... 고 생각했다.
그냥저냥 맛있게 먹고, 이번 분기에 새롭게 시작한 리제로 4기를 재미있게 봐주며 휴식을 취했다.
리제로 개꿀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