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16 (D+23, 목): 일단 나가자. 나가서 뭐라도 하자.
어제의 쳐진 마음의 원인이,아무쪼록 무엇을 하지 않더라도 집 안에 있으면서 특별히 무언가를 이루지도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 오늘은 일단 밖으로 나가서 공부를 하든 뭘 하든 하자는 다짐을 했다.
먼저는 점심을 나가서 브런치 카페를 즐겨보자는 생각으로 밖으로 나섰다. 점심 시간에 맞추어 나가려고 했지만, 왠지 길게 자란 수염이 신경쓰여 면도... 대신에 정성스럽게 다 뽑아버렸다.
면도를 하면 수염 자국이 남아 약간 지저분해보이는데, 아예 뽑아버리면 모공은 아파하지만 면도한 것 보다 깔끔해 보여서 가끔 족집게로 뽑고는 했다.
요 며칠간은 면도로 해결했지만, 어제 밖에 안 나간 덕분에 수염을 뽑을 정도로 자라서 아예 뽑아버렸다. 수염 뽑는데 거의 한시간 정도가 흘러버려서 정작 외출한 시간은 한 시가 넘어버렸다.
기왕 카페를 가기로 한 거 카페 알바를 지원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도토루(Doutor) 카페로 가보기로 했다.
가나야마역 2층 상가에 있는 도토루에 먼저 가봤다.
도토루 홈페이지에 가보니 여기에서 알바를 구하는데 거의 개점시간 파트를 구하고 있었다.
근데 이건 근무 시간도 짧고 일찍 일어나는 것... 부지런해서 좋을 것 같기는 하지만 계산을 해보니 돈은 별로 안 모일 것 같아서 패스하기로 하고... 카페 분위기라도 보고 가자 싶어서 가게 앞에 갔는데 뭔가 분위기가 너무 분주하고 그래서 들어가는 것을 포기했다.
.
근처에 마땅히 브런치도 즐기고 할만한 카페가 없어 기왕 이렇게 된 거 사카에로 나가보자 생각하여 지하철을 탔다.
사카에에 있는 도토루에서도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었는데, 다양한 시간대에 구인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원하기에 앞서 도토루 자체를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가볍게 식사 겸 가보자 싶어서 그 근처 매장에 들어갔다.
밖에서 메뉴를 확인하고 아이스커피와 밀라노 샌드위치, 그런데 아보카도가 들어간 을 주문했다.
내점한 손님이 꽤 많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용 시간을 90분으로 제한한다는 안내판을 같이 받았다.
샌드위치는 맛있었다. 그런데 양이 나에게는 뭔가 너무 적었다. 그리고 커피...는 흔한 일본식 블랙커피 맛.
나는 딱히 일본식 블랙커피 맛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그나마 스타벅스 커피가 맛이 한국 아메리카노와 비슷하다고 하는데, 언제 한 번 마셔봐야겠다.
음식을 먹고 90분을 꽉꽉 눌러 앉을 생각이었다.
어제 아츠타 이온몰에 있는 coca 옷가게의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넣었었는데, 면접 가능한 일시를 알려달라는 메일을 받아 다음주 월요일을 선호하지만 언제든 괜찮다고 회신을 보냈다.
그 와중에 coco라고 쓴거 실화...;;
원래 답장을 사카에로 넘어가면서 보냈었는데, 뭔가 제목을 지정한대로 쓰라는 안내가 있었던 것 같아 방금 다시 답신했다.
coco는 왜 못본거냐;;
.
아무튼!
면접 시 이력서와 필기도구를 가져오라기에 온라인에서 이력서 작성하는 사이트 정보를 워홀 네이버카페에서 공유 받아 나가기 전까지 이력서를 작성했다.
지원동기
저는 2026년 3월부터 일본에 워킹홀리데이로 온 이항민이라고 합니다.
옷에 흥미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살아왔습니다.
알바 경험 없이 회사에 취직해 불특정다수 앞에서 대화할 기회도 그다지 없었습니다만 이번 기회로 지금까지 없었던 경험을 하면서 다양한 옷을 보며 패션센스도 높이고 싶디고 생각하여 귀사의 알바에 응모하였습니다.
지금 보니 그다지 매력적인 지원 동기는 못되는 것 같아서 방금 챗지피티한테 교정을 부탁했더니 쓸만한 문장을 만들어 주었다.
의류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가지고 있었지만, 그동안 관련 경험이 부족해 스스로의 스타일을 깊이 탐구할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이번 아르바이트를 통해 다양한 고객을 응대하고 여러 스타일의 의류를 접하면서 패션에 대한 이해와 감각을 키우고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소통 능력과 서비스 마인드를 함께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이걸로 가야겠다.
ㅎ헤.
그렇게 카페 이용 시간이 끝나갈 무렵 자리를 떠나 공원 벤치에 앉아 일본어 공부를 깔짝였다.
날씨가 워낙 좋아서 사진도 몇 장 찍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다수랑 만나는 거 말고 일대일로 사람 만난게 너무 오래된 것 같아 더욱 마음이 쳐진게 아닌가 싶어 워홀 카페에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질문글을 올렸다.
공원에 있을 당시에는 아무한테도 연락이 안오더니 저녁쯤 되어서 집에 걸어서 돌아갔는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연락이 와서 저녁에 번개를 했다.
(노을이 아주 선?명했다.)
일본에서 처음 먹어본 중식... 탄탄멘은 한국에서 먹은 게 더 맛있었던 것 같다.
밥을 다 먹고 카페에 가서 더 이야기를 나누려고 찾아봤는데 근처에 도토루 커피집 말고 뭔가 음료수도 같이 파는 그런 가게가 보이지 않았다. 못찾는 것인지 진짜 없는 것인지;
뭔가 일본 커피집은 베버리지는 그렇게 잘 취급을 안하는 것 같아서 이게 문화 차이가 꽤 심하구나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그래서 조금 거리가 있는, 하지만 우리 집에서는 조금 더 가까운 코메다 찻집으로 향했다.
마감시간까지 이야기를 나누다 쫑냈다.
.
아무튼 이렇게라도 사람을 만나니 조금 답답했던 것들이 풀렸다.
집에 있을 때 이젠 뭐... 할 거 없다고 하지 말고 안했던 음악이라도 다시 잡아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마음 속이 어느정도 정리된 느낌이 들었다.
끄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