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30 (D+98, 화): 공부하러 카페 갔다가 여행이 되어버린 날
시험 공부때문에 일기를 6일 치나 밀려 버렸다. 기억의 재구성 주의
요즘 계속 공부 때문에 카페에 들락 거리고 있었다. 집에서는 도저히 오래 집중을 할 수 없어서.
오늘도 그런 날이었다.
암막커튼을 쳐서 아침이 더 어두워졌지만, 여전히 새벽에 잠에서 깨는 나날을 보내는 가운데, 오늘도 역시 늘 일어나지던 그 시간에 눈을 떴다.
오늘도 공부 하러 카페 가겠지? 기왕 갈거면 마침 오늘 알바도 늦게 가는데, 예쁜 카페라도 찾아서 가고 싶다, 어제도 그러고 싶었지만 차마 움직이지 못했으니까, 와 같은 생각을 하며 구글 지도를 뒤져 본다.
어떻게 된 게, 일본의 카페는 거진 죄다 식당의 역할을 하고 있어서, 음료의 맛으로 승부를 보는 게 아니라 음료는 사이드고 식사에 사활을 건 듯 한 인상 마저 들었다.
어제에 이어 갈만한 카페를 찾아보는데, 바다 근처에서는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으니, 시선을 왼쪽으로 돌려, 시가 현에 있는 비와 호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뭐 분명 거리상으로 멀리 떨어져 있기에, 훌쩍 떠나기에는 리스크가 있는 거리였지만, 그래도 찾아보았다.
그랬더니 딱 위치가 좋아 보이는 카페를 발견!
빠르게 즐겨찾기 해두고 다시 잠에 들었다. 여길 가려면 적어도 언제 일어나서 출발해야 갈 수 있고 언제 돌아와야 알바를 갈 수 있고 계산을 해둔 뒤 알람을 맞추고 눈을 감았으나,
잠은 오지 않고, 이 상태로 가봤자 피곤해서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 알람을 끄고 단어 좀 보다가 잠에 들었다.
그렇게 일어난 시간은 평소보다 조금 이른 오전 9시 무렵.
안 갈까 했던 마음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 서둘러 준비해 집에서 출발했다.
기나긴 여정의 시작... 카메라를 챙기고 가볍게 작은 크로스백 하나만 메고 출발했다. 지도에 찍힌 시간은 2시간 25분이었지만, 저것은 택시를 탄다는 조건 하에 그런 것이므로, 걸어서 간다면 세 시간이 족히 걸린다.
운 좋게 전철은 금방 도착했고, 언젠간 가기로 했던 JR 열차 여행의 맛보기를 오늘 하게 되었다.
달리고 달려 아이치 현을 벗어나 기후를 찍고
첫번째 열차의 종착역인 오가키 역에서 내렸다.
그리고 이곳에서 열차를 갈아타 달리고 달려 JR 도카이와 JR 간사이가 교차하는 마이바라 역까지 갔다.
이곳에서 교토나 오사카로 넘어가는 열차를 탈 수 있었는데...
정말로 가고 싶었다.
(뭔가 새삥 같아 보이는 반짝반짝한 열차)
나는 여기서 또 최종 목적지 역인 다카쓰키 역까지 가는 열차로 갈아탔다.
이미 시간은 12시를 넘겼지만, 그래도 끝장을 보자는 생각 밖에 없었다.
왜인지 모르게 열차에는 학생들이 가득 타 있었다.
완전 시골 역.
역 건물을 벗어나니 시골의 느낌이 여과 없이 풍겨왔다.
조금 큰 길을 벗어나 계속, 카페를 향해 걸어갔다.
나는 이 앞에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전혀 알지 못했다.
계속 걷다 보니 웬 중학교가 나왔다. 학교를 지나가는데 옆에는 교실이 있었고,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그 옆을 유유히 지나가던 나는 아이들과 해맑게 인사를 주고 받았다.
하지만 너무 좋아서 좋지 않는 날씨 탓에, 그리고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 이 시골 길에, 설마 쓰러지지는 않겠지 하는 두려움 한 줌, 포기하고 차를 얻어 타볼까, 택시를 타볼까 하는 두려움 한 줌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렇게 정처는 있지만 정처 없는 척, 하염 없이 논밭을 양옆에 끼고 계속 걸었더니, 점점 어떤 산이 내 앞을 가로막는 것이 느껴졌으니, 이윽고, 뭔가 이 앞에는 터널이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드디어 정체를 드러낸 터널.
다행히 이 터널에는 보도가 있었고, 우려와 다르게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터널을 뚫고 나오니, 절경이 펼쳐졌다.
하지만 아직 10분은 더 가야 도착을 하니, 열심히 마저 걸어 주었다. 전혀 10분 같이 않은 거리의 느낌이었다.
계속 걷는데, 이상하게 보여야 할 카페가 눈에 보이지 않아 지도를 살펴 보니, 이미 포인트를 지나 버린 것이었다. 서둘러 반대 방향으로 다시 걸어가 차가 오지 않는 틈을 타 무단횡단...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카페!
감성은 100점이다. 주변 분위기도 아주 완벽했다.
(카메라 테스트)
다른 손님들이 있어 전체적인 카페를 찍지는 못했지만, 여러가지 카페 소품들을 구경하며 주문한 음식이 나오길 기다렸다.
이 카페에서 유명한 것이 쉬폰 케익이었는데, 그것과 커피 세트를 시켰다.
안타깝게도 시간은 2시 30분은 훌쩍 넘긴 시간이라 카페에서 공부는 못하고, 그냥 30분 ~ 1시간 정도 느긋하게 오랜 걸음에 지친 몸을 쉬며 분위기나 감상하기로 했다. 어차피 여기 데이터도 잘 안터지는 곳이었다.
케익도 맛있었고, 커피가 생각 외로 굉장히 맛이 있었다! 내 취향의 커피 맛이었다.
지나가는 차들도 보고
혼자서 이러고 놀았다.
잘 먹고, 돌아갈 시간을 잘 계산해 최대한 오래 앉아 있다가 나가야 할 시간이 되어 사장님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가게에서 나왔다.
돌아가는 길은 사실 똑같은 풍경이어서ㅠㅠ
그러나 날은 더 더워져 가장 더운 시간이었고, 바람도 줄어서 그야말로 익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가다가 이번 기회에 유튜브 데뷔나 좀 해보자 하고
생각했는데 그만두게 되었다.
열심히 걸어 드디어 역에 도착.
알바만 없었다면 진짜로 교토 갔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야한다, 나고야에...
계속 달려 나고야에 도착, 돌아오는 일정에 차질 없이 아주 원활하고 안전하게 집에 갈 수 있었다.
그 뒤로는 얼른 씻고, 옷 갈아 입고 바로 알바 갈 준비를 했다.
조금 일찍 집에서 나왔으면 낮잠이라도 잘 시간을 확보했을텐데, 너무 늦어 버렸다.
그래서 씻고 앉아 있다가 바로 알바 하러 갔다.
공부는 오가는 열차에서 틈틈히 해주었다. 어쨌든... 공부하러 카페 갔다...고 하는 말이 여기에서도 성립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재미있었던 JR 열차와 카페 여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