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4 (D+112, 화): 본의 아니게 우아해진 하루
오늘 아침은 더워서 그랬나 눈이 좀 일찍 떠져서 9시가 조금 안되어서 일어났다.
그래서 일어난 김에 아침을 챙겨 먹고자 메뉴를 생각했는데, 얼려둔 밥은 양이 너무 든든하고, 시리얼은 다 먹었다.
좀 고민하다 아침에 파스타 먹는 게 일리가 있나 모르겠어서 구글에 검색해 봤는데, 오일 파스타 레시피가 나와서, 그냥 오일파스타를 해먹기로 했다.
올리브 오일 두르고 마늘 썰고 불고기용 냉동 돼지고기를 같이 볶았다. 베이컨이 없었기 때문에... 대신에 후추를 촵촵 뿌렸다.
그리고 접시에 옮겨두고 물 올려서 소금 한꼬집 넣고 끓인 다음에 파스타 삶고 1분정도 전에 불 끄고 면수 빼두고 그대로 올리브 오일 추가하고 볶아둔 재료를 같이 넣어서 볶다가 면수 추가하고 치킨스톡과 후추로 마무리했다.
확실히 베이컨이 아닌 게 좀 아쉬웠지만 그런대로 맛있게 먹었당
하지만 9시에 요리 시작해서 음식이 다 된건 9시 50분경... 결국 아점 같이 되어버렸다.
뭐 양을 엄청 많이 하지 않아서 그냥저냥 괜찮을 줄 알았는데 유튜브 좀 보다 보니 졸음이 세게 몰려와서, 낮잠 좀 자려고 누웠는데, 그닥 잠이 오지는 않더라.
전기세 아낀다고 에어컨 온도를 높게 설정해두고 누워서 그런가 아님 그냥 낮잠을 잘만한 정도로 졸린 건 아니었던 건가, 자고 일어났는데 몇 분 안 지나 있길래,,, 그리고 시간도 12시 쯤 되어 그냥 일어나야겠다 싶어 설거지 하고 나갈 준비를 했다.
점심은 왠지 카페 가서 식사, 를 해보고 싶어 주변 카페를 좀 찾아다녀 봤는데, 뭔가 마땅한 카페가 나오질 않았다. 아니 마실 거 찾아도 꽂히는 데가 안 나오더니 이번엔 그래 너네들 룰대로 카페 가서 밥 먹어주겠다니까 그것도 뭔가 시원석연찮았던 것이다.
그러다 얼마 전 만나서 같이 밥 먹었던 한국인 분이 코메다 커피에서 일하는데, 코메다 식사 메뉴가 아주 생각보다 기똥차다고 추천을 해줬어서 코메다로 가기로 했다.
집에서는 그래도 십 몇 분 걸어서 가야 하는 거리였는데, 날씨가 요즘 진짜 장난 아니라서 좀 큰 맘 먹고 나가야 했다.
아무리 양산을 써도 뭔가 피부가 많이 피해를 입을 것 같아서 선크림도 발랐다. 그냥저냥 적당했다면 아마 안 발랐겠지만...
한국 돌아가면 다들 왜 이렇게 많이 탔냐고 분명 물어볼 것 같다.
그렇게 열심히 코메다로 향했다.
아니 그런데, 도착했는데, 사진은 안 찍었지만, 문에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우리 가게는 현금만 받습니다. 다른 결제 수단은 이용 못하니 양해 바랍니다.
허,,, 그래도 혹시 몰라 지갑이랑 동전을 챙겨 오기는 했었는데, 조금 애매하기도 하고 비상용으로 남겨 두고 싶어서 그냥 깔끔히 포기하고 다른 카페를 찾아 보았다.
또 근처에 카페가 있는데 여기가 평점이 좀 좋은 것 같고 한국인 리뷰도 추천한다고 써 있어서, 가보기로 했다. 뭘 파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아니 근데 날씨가 진짜 너무 무자비한데 이건... 이게 바로 일본의 여름이라고? 아직 시기상 한여름도 아닌데 이러기야?
신기한게, 철로 아래 공간에 건물을 지어두고 안에 카페를 만든 것이었다.
일단 인테리어 합격, 독창성 합격,,, 그러나 아직 메뉴를 보지 않았지.
메뉴판을 받아서 보는데 가격이 약간 두 눈을 의심했다.
나 그냥 가볍게 점심 먹으려고 온 건데...? 무슨 음식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싼 세트 메뉴가 1,900엔이었다.
어... 근데 이거 자리 세팅까지 다 해주셔서 갑자기 나가는 것도 좀 많이 모양 빠져서 그냥 식사 같은 것 중에 제일 싼 걸로 주문했다.
파트 타임 근로자한테 이런 사치... 괜찮은 걸까?
뭔가 자리가 불편하다기 보다는 더 안락한 자리가 있어 보여 자리도 바꿔 앉았다.
그렇게 음식과 커피가 나왔다.
프랑스 요리로 갈레트라고 하는 음식인데, 크레페 같은 빵?에다가 샐러드랑 고기랑 치즈랑 계란이 들어간 요리...
확실히 맛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 음식이 굉장히 예뻤다.
양도 이정도면 괜찮을 것 같고...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거 데이트 장소 같은 메뉴와 비주얼인데,,,
그걸 혼자 먹고 있네 하 하 하
맛있게 잘 먹었다.
그리고 여기 의외로 커피가 굉장히! 맛있었다. 산미가 있긴 한데 너무 강하지 않고 오히려 좀 향긋한 기분이라 굉장히 맛있게 먹었다.
밥 다 먹고 앉아서 4시 반 가량까지 맥북으로 작업을 좀 해주었다.
1시 반 쯤 음식을 시키고, 밥 먹고 나가기까지 세시간 가량을 체류해 있었다. 에어컨 좋고, 주변 분위기 차분하고, 기둥 덕분에 다른 사람들도 안 보이고 아주 훌륭한 장소였다.
그래... 밥 먹는데 이 정도 금액까지 썼는데, 세 시간 앉아 있는 것 정도는 봐주겠지...
나왔는데 해가 너무 뜨거운 것이었다.
오히려 너무 뜨거워서 별로 안 습하게 느껴질 정도로 아주 그냥 살인적인 온도였다.
집 도착해서 짐 싸고 작업 좀 더 짬 내서 하다가 시간 되어서 알바 하러 나갔다.
다섯시 반인데 이 온도... 뭔가 단단히 잘못됐다.
오늘도 열심히 일 했다. 저녁 알바 인원이 너무 적어서, 어제 처럼 아주 바쁘게 움직였다. 본격적인 저녁 식사 시간에는 생각보다 별로 안 바쁘더니, 10시에 알바 인원 딱 4명 있는데, 갑자기 주문이 확 몰리는 것이었다. 여기저기 아주 그냥 튀기고 굽고 포장하고 어제보다 더 바빴다.
열심히 일해서 그런가, 배는 또 고파져서 낮에 거금을 썼지만 어쩔 수 없이 저녁 버거를 사 먹었다.
기왕 돈 쓴 거 좀 더 써보자 싶어 애플 파이도 시켜 먹었다. 뭔가 많이 먹어본 기억이 없는 애플 파이, 한 번 먹어봐야지...
근데 생각했던 맛이랑은 좀 다른 느낌이었다. 그닥 달지도 않고 시나몬 향이 있는데, 뭐 맛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굳이 또 먹고 싶지는 않았다. 경험해봤으면 됐다.
아무튼 본의 아니게 아침에 파스타, 점심에 프랑스 요리로 뜻밖에 우아한(?) 하루를 보냈다.
생각보다 소소하게 경험이 늘어나고 있어서 뭔가, 뭔가,,, 좋은 건가 안 좋은 건가 모르겠지만,
여러 기회를 통해 성장하고 싶다.